일상에세이2 눈이 오고, 마음이 오다 ◈ 1. 겨울아, 가지 마라한겨울 이맘때가 되면 어린 시절, 고만고만한 꼬맹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구슬치기, 딱지 따먹기, 팽이치기를 하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특히 눈 오는 날이면 그 기억은 더 또렷해진다.손과 얼굴에 흙이 묻어 새까매지고, 튼 살에 피가 맺힐 정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던 그 시절. 눈이 내리기라도 하면 철부지였던 우리는 좋아서 어쩔 줄 몰라, ‘천둥에 개 뛰어들듯’ 마구 뛰어다녔다. 입을 크게 벌려 눈송이를 하나라도 더 받아먹으려 이리저리 흩날리는 눈을 쫓아다니던 개구쟁이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나는 어릴 적부터 뜨겁고 끈적한 여름보다는, 찬바람이 쌩쌩 불고 서리가 내리며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을 더 좋아했다. 불혹을 한참 지나 지천명도 반을 넘긴 지금까지도 그 마음은 변.. 2026. 4. 16. 10년의 시간, 더 깊어진 풍경 - 무실세영리첼2차의 가을 2015년, 원주 무실동에 준공된무실세영리첼2차 아파트.어느덧 열 번의 해가 바뀌었습니다.입주 당시 초등학생이던 첫째와 아직 어린 둘째를 키우며, 직장 생활까지 병행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날들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정작 내가 사는 이 공간을 천천히 바라볼 여유는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어느 쌀쌀한 가을 아침, 뒷산 산책길에서 우연히 내려다본 우리 아파트는 낯설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눈길을 사로잡는 풍경이었습니다.잘 정비된 조경은 마치 캔버스 위에 정성스럽게 색을 입힌 그림처럼 보였습니다. 울긋불긋 물든 산책로는 늦가을의 한 폭 풍경화 같았습니다.하지만 입주 당시만 해도 이곳은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듬성듬성 심겨 있던 이름 모를 작은 나.. 2025. 11.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