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녀 여사의 '시원한 냉 콩나물국' 초간단 레시피

냉콩나물국

 
삼겹살에 소주와 맥주 섞어 1차 이름하여 '소맥' 배부르게 먹고 소화시킬 겸 당구 한게임, 2차로 치킨에 소주 탄 생맥주 좀 마셨더니 아침에 속이 부은 듯 뻑뻑하다.
 
술은 적당히 즐겨야 하는데 일단 한잔의 건배로 시작되는 모임이면 이슬이건 처음이건 새로건 닥치는 대로 마신다. 다음날 속쓰리고 아프고 울렁이는 고통을 겪어야 다시 절주 다짐을 하게 된다. 
 
몇십년 되풀이 되는 현상이니 고질병인가, 이제는 적지 않은 나이 건강하게 오래 술 즐기려면 적당히 마시라며 먼저 퇴직하신 선배의 충고가 무색하다. 애주가로서 술 끊겠다는 다짐은 아직 무리인 것 같다.
 
김금녀 여사께서 시원한 냉콩나물국을 해주셨다. 김금녀 여사는 올해 85세가 되시는 우리 모친, 아직 건강하시니 다행이다.  콩나물이 아삭아삭하고 국물이 시원하다. 밥 한 공기와 함께 콩나물국을 단숨에 들이키고 한 그릇 더 먹었다.
 
김금녀 여사 요리 솜씨는 베테랑, 국 끓이는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 중에서 특히 내가 좋아하는 건 묵은 김치만 넣어 끓인 김칫국과 청국장, 된장국,
 
그리고 오늘 아침에 시원하게 속을 달래준 김금녀표 냉콩나물국이다. 사실 콩나물국은 그리 선호하지는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오늘 특히 맛이 끝내줬다.
 
너무 맛있어서 밥상에서 모친께 요리 방법을 슬쩍 물어봤다.
 

◈ 김금녀님께서 냉콩나물국 끓이는 방법

ⓛ 콩나물을 잘 씻는다.  /

콩나물 상태가 상급이면 좋겠지만 모친께서는 상관하지 않으신다고 하셨다. 일단 잘씻고 끓이면 다 아삭아삭 맛있다고 하신다. 알 것 같은 느낌, 냉콩나물국은 시원한 맛에 먹는 것이니 시원하면 장땡인 것이겠다.
 
덧붙여 하신 말씀, 콩나물 뿌리 잘라내야 한단다. 콩을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들은 콩대가리도 떼어내서 먹는다고 하시는데 나는 콩을 아주 좋아하니 일거리는 줄은 셈, 뿌리만 잘라내면 되겠다.
 

② 끓는 물에 콩나물 같이 넣고 끓인다. /

콩나물을 잘 다듬었으면 냄비에 콩나물과 물을 넣고 일단 끓이면 된다고 하신다. 누구나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모친께서는 신이나셔서 더 열정적으로 말씀하신다. 여기까지는 누워서 떡먹기...
 

③ 소금과 다시다를 이용하여 간을 맞춘다. /

다음엔 각자의 입맛에 따라 양념을 넣어야 하는데, 모친께서는 제일 간단한 레시피로 소금과 다시다만을 말씀하셨다. 다른 거 필요 없다고 하신다. 시원한 콩나물 국물 맛을 내는데는 소금, 다시다면 충분하다고 하신다.
 
그도 그럴 법 하다. 속풀이 하는데 굳이 매운 고추니 파 등 이것 저것 넣고 하기에는 좀 귀찮은 생각이다.
 

④ 양파를 잘게 썰어 적당히 넣어 준다. /

아침에 콩마물국에서 특유의 콩나물 맛과 더불어 또다른 시원한 맛을 느꼈는데 양파 맛이었다. 적당히 넣으면 되는데 모친께서는 양파 싫으면 넣지마라 말씀하셨다. 
 
정말 간단한 방법으로 알려주셨다. 85년의 세월 동안 삶의 지혜를 느낄 수 있었다. 넉넉하게 살 형편이 아니었으니 이해가 간다.
※ point / 양념 및 재료, 몇 mg 없습니다.  85세 모친의 선택은 '적당히 첨가한다' 였습니다.

⑤ 마지막, 다 끓인 후 냉장고에 넣는다. /

시원하게 먹는 냉콩나물국이니 당연한 순서이다. 김금녀 여사께서 한말씀 덧붙이신다. 이것도 귀찮으면 그냥 따뜻할 때 먹어라. 하기야 콩나물국이니 따뜻한 맛 그대로도 속풀이에는 제격일 듯 싶다.
 
하지만 오늘 아침의 시원하고 깨끗하며 담백한 냉콩나물국 맛을 느끼려면 냉장고에 넣어 둔 후 차게 먹어야 일품일 듯 싶다.  
 
시원한 콩나물국 요리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돌아오는 주말 친구들과 펜션 1박 여행이 준비되어 있는데, 친구들에게 아침에 시원한 냉콩나물국을 만들어 줄 다짐이다.
 
오랜 만에 모친과 대화가 즐거웠다. 앞으로 쉬운 요리 더 많이 배워 두어야 겠다.  그럴려면 우리 모친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하는데, 좀 더 잘 보살펴드려야겠다.

냉장고에서 바로 나온 냉콩나물국! 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