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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어느 봄 날의 해프닝!

by 오쥬비 2023.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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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하여 마치 함박눈이 내려 앉아 무거운 듯 가로수 벚나무는 가지를 활짝 펴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렇게 왼편 한쪽으로는 흐드러진 벚꽃이 줄지어 서있고 그 반대편은 벚꽃 나무와 나란히 흰색의 차들이 정체되어 줄지어 있는 광경은 아름다운 봄 날의 풍경이지만 조급하고 답답한 어느 둔치 위의 출근길이다. 

그녀는 옆 조수석에서 꽉 막혀 있는 길을 야속해하며 발을 동동거린다.

그럴때마다 무릎 위를 살짝 덮은 베이지색 치마 끝으로 흘러나오는 희고 뽀얀 스타킹 무늬는 차창으로 스며 들어오는 햇볕을 받아 눈부시다. 

금요일이다, 오늘을 무사히 마치면 즐거운 주말 그녀와 둘만의 밀월 여행이 예약되어 있다. 벚꽃나들과 차량들로 인해 옴짝달싹도 못하게 되어 둔치 한쪽으로 겨우 바짝 주차를 했다. 

 

♬ ^^삐뽀삐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뒤쪽에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온다. 

두대의 경찰차가 서로 경주라도 하듯이 먼지를 일으키며 좁은 길을 달려와 주차된 내차 뒤에 굉음을 일으키며 황급히 멈춰섰다. 

앞차를 뒤 쫓아 따라온 경찰차에서 두명의 경찰관이 재빠르게 차에서 내려 한손으로 권총을 거머쥔 다른 손을 받쳐들며 서로 양쪽으로 갈라져 몸을 숙인 채 앞에 있는 또다른 경찰차를 향해 총을 겨눈다. 
 
"손들고 꼼작마라, 허든짓하면 쏠 수밖에 없다" 
젊고 날렵해 보이는 한 명의 경찰이 추격해 온 앞에 있는 경찰차 안으로 권총을 겨누고 소리지른다. 

정체가 풀리기를 기다리다 그 상황에 놀란 우리는 갑자기 두렵고 무서운 생각이 엄습해 왔다. 

옆을 보니 그녀는 벌써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몸을 숙이고 떨고 있다. 

차안에 이대로 있다가는 분명히 안좋은 일이 생길거란 예감으로 나는 숨죽이며 조용히 차밖으로 나와 조수석 문을 살짝 열고 그녀의 손을 잡고 끌었다.
 
그 곳의 둔치는 차에서 내려서 한 발 정도 더 내 딛으면 충분히 미끄러져 떨어질 것 같은 마치 대형 놀이공원의 플룸라이드 정도 되는 경사로다. 

거친 풀숲과 크고 작은 나무들이 늘어진 틈에 삐죽삐죽한 돌덩이 들이 박혀있다. 

그녀와 나는 다칠지도 모르고, 더렵혀 질 거란 옷 따위는 생각도 할 겨를 없이 미끄러지듯 허겁지겁 내려와 풀숲 아래로 몸을 숙이고 위쪽을 살폈다.
 
두 명의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또 다른 경찰차 안에는 범인으로 생각되는 몸집은 그다지 큰 것 같지 않은 남자 한 명이 두 손을 깍지 끼고 머리위에 얹은채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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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그는 생각도 하기 싫은 큰 범죄를 저질렀으리라 짐작됐다.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 나를 그냥 놔둬라"
그는 눅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허튼짓 하지말고 뒤로 돌아라"
 
하며 경찰은 재차 큰 소리로 위협하며 그를 향해 총구를 향했다. 범인은(범인임에 분명하다) 서서히 조금은 여유있게 몸을 경찰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재서야 우리는 범인의 얼굴을 좀 더 자세히 볼수 있었다. 아니야 차라리 안보았으면 했다. 저런 흉칙한 얼굴은 꿈에서도 보지않았으면 좋았을 것 같았다.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이코패스 영화나 좀비 시리즈에서나 볼 것 같은 괴상한 얼굴을 한 누가 보아도 연쇄 살인같은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 틀림없을 그런 살인마의 아주 고약한 얼굴이었다. 
 
날렵하게 보이는 경찰이 총을 그 놈에게 겨누고 있는 사이 또 한명의 경찰은 수갑을 허리춤에서 꺼내 놈에게 다가갔다.

경찰이 수갑을 놈의 손에 채우려는 순간 놈은 순식간에 손을 풀어 신기한 기술을 부려 손을 움직이더니

놈에게 다가간 경찰의 총을 뺐아 잡아 한쪽 팔로 경찰의 목을 돌려 거세게 조이며 총 머리를 이마에 갖다 댔다. 범인과 경찰, 경찰과 범인이 서로 총을 겨누고 있는 대치 상태로 되어 버렸다.
 
헐리우드 영화 '다이하드' 에서나 볼수 있을 것 같은 상황이 우리 눈 앞에서 벌어진 것이다.

시간이 멈춘 듯 잠시 정적이 흐르고 고요하다. [쓰비쓰비] 이윽고 범인에 총을 겨누고 있던  날렵한 경찰은 범인의 헛점을 찾으려고 몸을 옆으로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흐, 그냥 쏴버린다"
범인은 약간 당황한 듯한 거칠고 쉰듯한 목소리로 위협하며 권총을 다시 고쳐잡으면서 경찰에게 겨누었다.

아뿔사! 경찰이 조금씩 옆으로 움직이는 사이 범인이 겨눈 총구는 풀숲에 숨어 그 상황을 지켜보던 바로 우리를 정면으로 향하게 되어 범인과 눈빛을 마주하게 되었다.

우리는 무섭고 두려워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이런 끔찍하고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다니 꿈속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우리와 범인과 같은 선상에 있던 경찰은 그 놈이 우리를 보고 있어 우리들이 위험에 빠질지 모른다는 것을 알아챈 것 같다.

그 순간 그 날렵한 경찰은 비호같이 범인의 허리를 두팔로 휘감고 몸을 날렸다.  범인과 두 명의 경찰은 우리 앞쪽으로 떨어지면서 범인에게 잡혀있던 경찰은 둔치 바닥으로 몇바퀴 나뒹굴었고,

범인과 그 날렵한 경찰은 길가에 있던 고목에서 삐져나온 축 늘어진 나뭇가지에 가까스로 같이 메달렸다.
 
메달린 나뭇가지 위쪽에 있는 범인은 두 손으로 힘껏 가지를 붙잡고 가지 끝쪽에 메달려 있는 경찰을 떨어뜨리려 여러번 거세게 경찰을 향해 발길질을 하고 있다. 

나뭇가지 아래 쪽에 있어 위기에 처해 있는 그 경찰은  안간힘을 쓰며 범인의 위협을 견뎌내다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났는지 힘겹게 붙잡고 있던 두손을 모아 나뭇가지에 두 세번 반동을 주더니 범인 쪽으로 힘껏 튀어 올라 범인의 허리를 낚아 채 밑으로 떨어뜨렸다.
 
범인은 몇 바퀴를 굴러 둔치 밑바닥으로 처 박혀 정신이 없는 듯했다.

 

그러자 그 경찰은 재빨리 뛰어 내려가 놈의 두 손을 뒤로 잡고 수갑을 꺼내 채웠다. 범인은 몸을 조금 움직이며 소리질렀다.
 
"분하다, 나는 아니다"
두명의 경찰은 흉악한 몰골을 한 범인을 끌어 올려 경찰차에 밀어 넣었다.

그 순간 어디에 있었는지 보이지도 않던 수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모여들어 힘겹게 법인을 체포한 두 명의 경찰에게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잘했어요 훌륭해요" 


나와 그녀도 그 무리 속에서 그들을 향해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어느 따뜻한 봄 날 아침의 해프닝은 이렇게 마무리 됐다.
 
미란다 원칙_경찰이나 검찰이 범죄용의자를 연행할 때 그 이유와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등이 있음을 미리 알려 주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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