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군에서는 해마다 4월 말이면 단종 문화제가 성대하게 열린다.
단종문화제는 조선 제6대 임금인 단종의 의지할 곳 없이 떠돌아다니는 외로운 영혼과 충신들의 넋을 축제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영월의 대표적인 향토문화제로 알려져 있다.
2023년 계묘년인 올해는 4월 28일부터 4월 30일까지 영월 장릉, 문화예술회관, 동강둔치에서
다양한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고유의 행사와 체험프로그램으로 제56회 단종문화제가 개최된다고 한다.
다채롭게 준비된 행사중에서 '정순왕후 선발대회'가 관심이 간다.
본 대회는 1454년 열다섯살의 어린 나이에 왕비에 책봉된 정순왕후는 단종이 죽임을 당한 후
동대문 밖 *정업원에 기거하며 매일 아침 동망봉에 올라 단종이 있는 동쪽인 영월땅을 바라보며 극락왕생을 빌었다고 한다.
이러한 정순왕후의 삶과 고귀한 뜻을 계승하고 이 시대의 올바른 여성상을 찾는 기혼여성이 참여하는 행사라고 소개되고 있다.
[정업원은 고려때부터 왕실 또는 권문세가 여인이 출가해 살던 개경에 있는 절이다. 조선 단종의 왕비인 정순왕후는 계유정난 이후 이 정업원에서 지내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한다.
- 단종이 강원도 영월로 유배될 때 동대문 밖에서 단종과 이별한 그녀는 정업원 옛터인 지금의 숭인동 청룡사 터에 있던 작은 초가집에 시녀 3명과 함께 지낸다.
그의 나이 18세 였으며 그녀는 날마다 바위산에 올라 단종이 유배된 영월 쪽을 바라보며 슬픔과 그리움으로 애절한 삶을 살았다.
그녀가 죽은 82세까지 64년의 길고 긴 세월을 눈이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산에 올라 단종의 명복을 빌었다.]
오늘은 이곳 영월을 목적지로 향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영월로 가자면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충청북도 제천을 거쳐 영월로 이어지는 길이 제일 빠른 길이다.
강원도 원주(내가 출발하는 곳)에서 약 20분 정도 달려 충청북도 제천을 경유하게 되고 고속도로를 벗어나 자동차 전용도로를 옮겨 타고 잠시 달리면
또다시 강원도 땅을 지나가게 되는데 산벚나무, 진달래 등 봄 꽃들이 아름들이 밖혀 있는 아름다운 강원도 산세를 즐기며 30여 분 정도 줄곧 달리면 목적지인 영월군이 이내 나온다.
4월 15일 토요일, 제천을 지나 영월에 다다른 이정표를 지나자니 잔잔한 빗줄기가 제법 거세져 와이퍼를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영월 땅에 들어오니 영월의 관문인 청령포 성곽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영월읍 방절리 청령포 회전교차로를 앞에 두고 있는 고풍스러운 성곽 풍경은 다른 지역의 관문과는 사뭇 색다른 볼거리다.
또한 경관개선으로 랜드마크화하여 도로환경 이미지를 개선하여 운전자의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곳을 찾는 외지인 특히 관광객을 위해 영월군에서 특별히 배려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전주의 한옥관문인 '호남제일문'처럼 이곳에는 성곽을 지나처 영월시내로 들어가게 된다. 고도에 온 것 같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영월 읍내로 들어서니 단종문화제 준비로 애쓴 흔적들을 여기저기서 엿볼 수 있다. 거리에 쭉 늘어선 파란색의 축제 등은 다분히 엄숙한 분위기다.
거리 양쪽에는 축제기와 배너기가 늘어져 있어 곧 큰 행사가 있을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발길을 옴겨 찾아간 곳은 동강미술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항상 특색있는 전시회를 준비한다고 하여 꼭 한번 가고 싶었던 곳이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을 바라본 시선'이란 전시명으로 동강사진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소장품전이 열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1950년대 그야말로 우리 국민들에게는 암울했던 시대,
한국전쟁이 시작되었던 1950년부터 1900년 후반에 이르기까지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그 시대를 살아온
우리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부모님들의 고단했던 생활상을 정겨운 흑백 사진으로 고스란히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다.
박물관 소장 사진작가 7인(김기찬, 김한용, 이해선, 이형록, 최민식, 한영수, 홍순태)의 작품 80여 점이
오는 6월 30일까지 제1전시실, 제2전시실에서 전시된다고 한다.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거친 지팡이를 짚고 있는 노 할아버지 옆으로 짧은 단발머리를 하고 스커트를 입은 여성 둘이 뾰족구두를 신은채 팔짱을 끼고 걸어가고 있다'.
'한겨울 우물가 얼음 빙판에서 동네 개구쟁이 들 서너명이 추위는 잊은채 썰매를 타고 우물을 빙빙돌며 떠드는 모습'
'어느 야유회인지 젊은 남녀의 수줍은 듯 어설프지만 운에 익은 춤동작' 지금은 상상할 수 조차 없을 것 같이
'허술하고 낡은 주택이 즐비한 50년대 서울 시가지 풍경' 등 7명의 사진 작가가 소개하는 사진속에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들이 겪어 오신 애환의 삶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가지 조금 아쉬웠던 것은 전시된 사진 작품에 대한 설명서가 비치되었으면 했다.
그런데 전시작품을 둘러보고 나니 작품 하나하나에서 작가들의 자세하고 친절한 작품 설명이 깃들어 있음을 알게 되어 문외한의 괜한 투정이었다고 곧 자책했다.
동강사진박물관은 2005년 7월에 개관한 국내에서 최초로 지어진 공립사진박물관이라고 한다.
지하1층과 지상 2층에 마련된 3개의 전시실과 야외 화랑 및 다목적 강당, 사진체험실 등 박물관에 걸맞는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특히 2007년도에는 강원도 우수경관건축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하여 다시 보니 디자인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을 알수 있었다.
소장품은 1940년대부터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사진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의 대표작품과,
2002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동강국제사진제에 참여한 작가 및 동강 사진상 수장작가들로부터 기증받은 작품,
강원다큐멘터리 사진사업 관련 작품과 영월군민의 기증사진 등 약 1,500여점과 130여 점의 온갖 클래식 카메라가 전시되고 있다.
사진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1920년대부터 현재까지 사용되던 사진기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할 일이겠다.
[영월군 영월읍 영월로 1900-10(하송리 217-2) / 개관시간 09:00-18:00 / 17:30분까지 이용가능 / 군청과 군의회 바로 앞쪽에 위치]
영월(寧越)에 들어서니... 강원도 산골 자그마한 시골 마을에 볼거리가 풍성하다.
영월장릉, 청령포, 법흥사, 김삿갓유원지, 별마로천문대, 동강어라연, 고씨굴, 한반도지형, 선돌, 요선정과 요선암 이런 것들이 영월 10경이라고 한다.
오늘은 사진박물관에서 휴식을 했지만 다음에는 영월 10경을 하나하나 둘러볼 마음을 안고 돌아왔다.
'라이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주 가볼만한곳 남한강 신륵사관광지 (0) | 2023.04.26 |
---|---|
첫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이별했기 때문이다 (0) | 2023.04.21 |
꿈과 현실 1 (0) | 2023.04.13 |
람보르기니 (0) | 2023.04.12 |
어느 봄 날의 해프닝! (0) | 2023.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