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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38

클래식, 촌스러운 이야기 내 어린시절 어머니는 TV 드라마를 보시다 슬픈 장면이 나오면 항상 눈시울을 적시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어머니 뒤에서 '뭐 때문에 또 우셔요?, 그게 그렇게 슬퍼요?' 그런 어머니를 놀리듯이 물어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내 나이 50 중반 요즘엔 어릴때 보았던 어머니가 그러셨던 것처럼 감정조절이 어렵다.  멜로 영화는 물론이요 무지막지하고 폭력적인 영화에도 눈물이 난다.  옛날에 내가 어머니를 앞에 두고 그랬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그런 내 뒤에서 놀릴까 몰래 눈물을 감추려 애쓰기도 한다.  세련되게 표현해서 나이가 드니 좀 센티해졌다고나 해야되나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센티하던 모습을 요즘은 찾아볼 수 없다.  어머니에게서 손끝으로 살짝 건들기만해도 톡 터져 흘러내리는 아침 .. 2023. 6. 13.
꿈과 현실 2 봄 기운이 만연하다.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에 몸이 나른하여 축 처진다. 점심을 먹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인지 춘곤증으로 약간 졸음이 오는 것 같아 운전석 창문을 내렸다. 풀냄새 꽃향기가 따뜻하고 약간의 후텁지근한 바람에 뭍혀 코끝에서 맴돌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을 즐기고 있자니 자연의 향은 역시나 청량제였다. 양쪽 산 허리를 가로지르고 있는 기찻길 교각 밑으로 꼬블꼬블한 내리막길을 지나고 있어 조심스러웠다. 바짝 긴장하여 내리막길을 무사히 통과하니 약 100여 미터의 곧은 길위로 조금 전에 보았던 그 기찻길이 연결되어 있고, 역시 교각위로 양 쪽 산을 버팀목으로 하여 기찻길이 가로로 길게 놓여져 있다. 저 기찾길을 지나면 도로는 오른 쪽으로 휘어져 산 허리에 가려 끝이 보이지 않는 약간의 오르막길이다.. 2023. 6. 2.
백악관을 닮은 홍천미술관 ♤ 흐르는 물과같이홍천미술관에서 전시 중에 있는 「흐르는 물과같이」란 제목의 '한국미협 홍천지부 서양화분과 너브나래작가회' 정옥화 작가의 2022년 작품이다.  처음 이 작품을 마주했을 때는 깊은 바닷속에서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모여 다니는 것 같이 바닷속으로 투영된 빛을 받은 물고기들의 입체감있고 역동적인 움직임이 표현되는 신비한 깊은 바닷속 풍경으로만 보여졌다.  "이 작품은 사람 인(人)자를 소재로 사용한 것이다"라는 설명을 듣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물고기 같이 움직이는 것 같았던 각각의 작은 형체들이 사람 인자를 한 모양으로 한데 모여 흐르는 물에서 이리저리 떠다니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흐르는 물 속의 물고기떼 처럼 여럿이 하나가 되어 자유를 향유하는 것이 아닐.. 2023. 5. 19.
그 날 1. 그날의 기억 그 때 그 사건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을 누군가가 오롯이 피해 가지 못한 것은 단지 운명이란 놈이 장난질을 치는게 분명하다. 2018년 9월 29일 토요일은 그 끔찍한 사건이 터지기 바로 전날이었다.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인천에 있는 친구가 오랜만에 놀러 왔으니 시간 허락되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한잔하기로 했다. 멀리 흩어져 있던 벗을 만난지라 모두들 기분이 좋아 늦은밤까지 술이 거나했다. 애주가인 나는 밤늦게까지 술을 자주 먹기는 하지만 그날따라 좋은 친구들을 만나 주량을 약간은 넘어서인지 속이 거북하여 새벽녘에 몇번이나 잠에서 깨곤했다. 오전 8시쯤 되었을까 아침 했살은 아파트 앞동 옥상에 가려 쪼개져 손바닥만한 볕이었지만 가을날의 아침 햇살을 느.. 2023.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