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야기4 꿈이 먼저 알린 그날의 난장판 무의식의 영역을 연구한 프로이트는 꿈이 과거의 기억과 같은 잠재된 요소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현대의 연구에 따르면 꿈은 우리의 일상과 훨씬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현실의 경험이 꿈속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마치 전쟁이 막 끝난 듯 어수선하고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집 밖이 시끌벅적해졌다. 나는 직장에서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채,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켜 문 밖으로 나섰다. 예상했던 대로, 어디서 모였는지 모를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각자의 주장을 쏟아내고 있었다. 몸싸움은 아니었지만 분위기는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무슨 일인지 궁금해할 겨를도 없었지만, 그들의 언성을 통해 대략적인 상황은 짐작할 수 있었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서로의 물건이 바뀌었다며, “내 거다”,.. 2026. 4. 17. 방황의 끝에서, 나는 처음으로 넘어졌다 1. 방황최근 며칠과 다르지 않게, 오늘도 상가들이 빼곡히 늘어선 중앙시장 거리를 터덜터덜 걷고 있다. 상점 안을 기웃거리며 들여다보는 이유는 물건이 아니라, 입구 어딘가에 붙어 있을지도 모르는 ‘직원 구함’, ‘아르바이트 구함’이라는 종이 한 장 때문이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포기한 지 어느덧 시간이 꽤 흘렀다. 앞으로 2년 남짓이면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설령 운이 좋아 면제를 받는다 해도, 훗날 군대를 다녀온 친구들 사이에서 그 대가를 치르듯 어색한 농담과 시선을 견뎌야 할 것이다.그런 생각을 하며 거의 두 시간 가까이 시장 거리를 헤매다 보니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그때, 근처에서 가장 커 보이는 슈퍼마켓 입구에 붙은 한 장의 종이가 눈에 들어.. 2026. 4. 16. 바람은 머무르지 않는다 바람1. 아이를 향한 바람우리 둘째 아이의 이름은 이은(伊听), 그래서 최이은이다.작명소에서 정성껏 지은 이름이라 그런지, 예전처럼 대충 붙여지던 이름들과는 달리 한결 세련된 느낌이 들어 마음에 든다. 다행히 본인도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다.그런데 우리 가족은 이은이라는 이름보다 더 자주 부르는 별명이 있다. 조금은 우스꽝스럽지만, 우리는 그 아이를 ‘오롱이’라고 부른다.이제 초등학교 6학년. 내년이면 중학생이 된다. 키는 또래보다 큰 편이라 반에서도 손꼽힐 정도다. 키 하나는 부모를 닮지 않은 것이 고맙게 느껴진다.어릴 때는 늘 같은 말을 했다.“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키 커라.”아마 모든 부모가 같은 마음일 것이다.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잘 먹고,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그런데 지금 나는 조.. 2026. 4. 16. 촌스러움이 아니라, 클래식이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TV 드라마를 보시다가 슬픈 장면이 나오면 늘 눈시울을 적시곤 하셨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어머니 뒤에서 “뭐 때문에 또 우세요? 그게 그렇게 슬퍼요?” 하며 놀리듯 물어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내 나이 이제 50대 중반. 요즘의 나는, 어릴 적 보았던 어머니의 모습처럼 감정 조절이 쉽지 않다. 멜로 영화는 물론이고, 무지막지하고 폭력적인 영화에서도 눈물이 난다. 예전에 내가 어머니를 놀렸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혹시 내 뒤에서 나를 놀릴까 싶어 몰래 눈물을 감추려 애쓰기도 한다.세련되게 말하면 나이가 들면서 좀 더 센티해졌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어린 시절의 그 감수성 풍부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손끝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톡 하.. 2026. 4. 16. 이전 1 다음